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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인문학=파나마 게이샤 커피는 '신의 커피'다

파나마 에스메랄다의 게이샤 커피

아마츄어작업실 아산점 대표 김남순 | 기사입력 2021/06/30 [20:12]

커피인문학=파나마 게이샤 커피는 '신의 커피'다

파나마 에스메랄다의 게이샤 커피

아마츄어작업실 아산점 대표 김남순 | 입력 : 2021/06/30 [20:12]

▲ 파나마게이샤  © 아산미래신문

 

 

“세상에서 가장 비싼 커피는 무엇일까?” 이 질문을 받으면, 많은 사람이 긴꼬리 사향고양이가 커피 열매를 먹고 배설한 ‘코피 루왁kopi luwak’을 떠올린다. 반면 고개를 저으며 나폴레옹이 유배되었던 대서양의 작은 섬 ‘세인트헬레나Saint Helena’에서 생산되는 커피를 첫손가락에 꼽는 사람들도 있다.

 

 ▲ 아마츄어작업실 아산점 대표 김남순교육전문강사아마츄어작업실 아산점, 충남 아산시 삼동로 45   © 아산미래신문

그 대답들 중에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진상되었다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커피와 마크 트웨인이 찬사를 아끼지 않은 하와이안 코나 커피도 빠지는 법이 없다. 정답이 무엇이냐를 두고 꽤 오랫동안 갑론을박이 펼쳐져왔지만, 5~6년 전부터 이런 논란은 잦아들고 있다.


파나마 게이샤Geisha 커피의 등장 때문이다. 그 명칭이 시쳇말로 ‘일본 기생’을 일컫는 게이샤芸者와 같지만, 게이샤는 에티오피아의 어느 마을 뒷산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게이샤 커피 덕분에 생산량으로는 60여 커피 생산국 가운데 30대 중반에 머무는 파나마가 순식간에 ‘커피 품질 제1위의 나라’라는 명성을 얻었다. 한마디로 게이샤 커피는 파나마를 부흥시킨 커피다.

 

▲ 바루화산국립공원  © 아산미래신문

 


파나마는 커피를 품질 좋게 생산할 수 있는 천혜의 환경을 갖추었다. 풍부한 강수량과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풍성한 구름이 커피나무를 건강하게 자라도록 도와준다.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춘 파나마 최고의 커피산지는 서부 지역에 펼쳐져 있는 치르키Chiriqui주다. 그중에서도 바루화산국립공원Volcan Baru National Park 주변이 게이샤 커피를 명품으로 길러낸 땅이다.
 
커피의 향미를 복합적이고 흥미롭게 만들어 주는 요인으로는 단연 ‘고지대’와 ‘화산 토양’이 꼽힌다. 바루화산국립공원은 평균 고도가 1,800미터이며, 정상은 3,474미터로 중앙아메리카에서는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성층화산이다.

 

현지인들은 “맑은 날이면 바루화산 정상에서 좌우로 태평양과 대서양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라고 자랑한다. 1550년쯤 분출했던 활화산으로 보케테Boquete, 보케론Boqueron, 부가다Bugada 지역에 걸쳐있는데, 면적이 약 14제곱킬로미터로 서울의 동대문구만 하다. 바루화산이 속한 탈라망카Talamanca 산맥은 코스타리카의 바예 센트랄Valle Central과 연결되어 있다.
 
보케테는 바루화산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정상에 오르기 위한 베이스 캠프가 되는 마을로 유명하다. 그러나 커피 애호가들에게는 게이샤 커피 품종을 세계 최고의 경지로 끌어올린 에스메랄다Esmeralda 농장이 있는 곳으로 사랑받는다.

 

보케테는 북위 8도에 있어 당연히 커피벨트에 속해 있으며, 적도와 가까워 더 높은 곳에서도 커피나무가 자랄 수 있다. 에스메랄다 농장은 바루화산 지역의 해발고도 1,700미터 지점에 걸쳐 형성되어 있다.
 
2013년 7월 파나마에서 충격에 가까운 외신이 세계로 송출되었다. 파나마 제1의 커피를 선발하는 ‘베스트 오브 파나마Best of Panama’에서 우승을 차지한 에스메랄다 스페셜 내추럴 커피 씨브이Esmeralda Special Natural Coffee C.V.가 생두 1파운드에 350.25달러로 일본 업체에 낙찰되었다는 소식이다.

 

이는 1킬로그램에 미화 771달러에 해당하는 것으로 우리 돈으로는 87만원에 달한다. 많은 커피 애호가가 맛이 좋다는 평가와 함께 애음하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나 케냐 니에리Nyeri의 스페셜티 커피 생두 가격이 산지 기준으로 1만원에서 1만 3,000원에 형성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보다 최대 87배나 비싼 가격에 판매된 것이다.
 

▲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의 수상내역  © 아산미래신문

 

세계적인 커피 품평가인 돈 홀리Don Holly가 2006년 베스트 오브 마나마 대회에서 우승한 에스메랄다의 게이샤 커피를 맛보고는 “에스메랄다의 특별한 커피에서 나는 신을 만났다”고 극찬한 이후 게이샤 커피에는 ‘신의 커피’라는 별칭이 붙었다.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 회장을 지낸 릭 라인라트Ric Rhinehart는 “게이샤 커피는 강렬한 아로마와 복합미가 잘 어우러지는데다 산미와 묵직한 바디감, 단맛까지 완벽하게 가미되면서 이제껏 내가 마셔본 커피 중 가장 완벽했다”고 토로했다.

 

인텔리젠시아를 세계적 커피 전문점으로 일궈낸 생두 바이어 제프 와츠Geoff Watts는 게이샤 커피를 마시고는 “향이 풍성해 커피잔에서 빛줄기가 쏟아져나오는 듯했다”고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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