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인문학=인스턴트커피의 ‘신속 간편함’은 세계적인 히트 상품이 되었다네슬레의 인스턴트커피
세계 최대 커피 소비국 미국과 최대 커피 생산국 브라질의 만남은 인스턴트커피로 이루어졌다. 2016년 기준으로 미국은 세계에서 소비된 93억 4,278만 톤의 커피 중 16.3퍼센트를 혼자 먹어치웠다.
반면 브라질은 점유율이 예전에 비해 줄었지만, 2016년에 생산된 커피 90억 9,720만 톤 가운데 36.3퍼센트인 33억 톤을 공급했다.
브라질과 금융거래를 하던 유럽의 큰 은행들과 미국은 스위스의 네슬레에 브라질 잉여 커피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네슬레는 이에 화답해 1938년 조지 워싱턴 커피보다 생산 비율과 향미를 높인 인스턴트커피를 개발해 잉여 커피를 해결했다.
인스턴트커피를 만드는 자, 하늘이 돌보는 것인가? 네슬레가 남아도는 브라질 커피를 헐값에 구매해 인스턴트 커피를 만들어 창고를 가득 채울 때쯤인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6년간의 긴 전쟁에 돌입했다.
뜨거운 물을 부어 간단히 마시는 인스턴트커피의 간편함은 많은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고, 세계적인 히트 상품이 되었다. 이는 7세기 메카의 신전을 찾은 세계 각지의 무슬림들이 ‘커피를 몸속에 넣고 죽는 자는 지옥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커피를 가져가 아라비아반도 전역에 퍼뜨린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인류 문명사에서 두드러진 대변혁을 ‘물결’에 비유한 앨빈 토플러의 화법을 커피 역사에 적용하면, 인스턴트커피의 확산은 가히 ‘제1의 물결’에 견줄 만하다. 인류가 농업기술을 익혀 산업혁명과 정보지식혁명의 물결을 차례로 일으켜왔듯이 인스턴트커피는 반작용이든 순작용이든 스타벅스로 상징되는 프랜차이즈 커피와 스페셜티 커피의 물결을 일으키는 힘으로 작용했다.
이제 제3의 물결에 이어 제4의 물결이라 할 만한 대변혁이 어떤 형태로 전개될 것이냐에 관심이 쏠린다. 커피의 물결은 간편함과 편의성에서 좀 불편하더라도 본연의 가치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으로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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