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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의 보호수] 소나무(강장리 산26)

아산미래신문 | 기사입력 2021/03/10 [19:34]

[아산의 보호수] 소나무(강장리 산26)

아산미래신문 | 입력 : 2021/03/10 [19:34]

 

▲ 아산의 보호수-소나무   © 아산미래신문



산속에서 견뎌낸 인고의 세월(510년)  

소나무(강장리 산26)

 

나무는 지구상의 생명체 중에서 가장 수명이 길고, 대지에 발을 딛고 사는 생명체 중에서 하늘에 가장 가까운 존재다. 뿌리는 땅을 향해 뻗어 단단히 땅을 움켜쥐고 있어도 가지와 잎은 하늘에 경배 드리는 제사장처럼 드높이 위를 향한다.


옛사람들은 하늘의 뜻은 나무를 통해 내려오고, 세상의 뜻은 나무를 타고 하늘로 전해진다고 믿어서 큰 나무를 몹시도 숭배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높디높은 것이 어디 나무뿐이랴?
 

▲ 아산의 보호수-소나무   © 아산미래신문



500년을 버텨온 제사장 노릇은 이제 제 대접을 못 받은 지 오래고, 힘에 겨워 몸을 지탱하기도 버거워서 여기저기 지팡이에 의존하는 처지가 되었다.
 

옛날에 아산에서 예산으로 넘어가노라면 경계에 다섯 고개를 거쳐야 했으니 곧 오형제고개이다. 그중 처음 언덕이 강쟁이 고개이다. 지금은 이 고개를 걸어서 건너는 이가 몇이나 될까마는 뻥 뚫린 차도 옆 고갯마루에 이 명품 소나무가 있다.
 

고개 복판에 있었다면 산줄기를 깎아내고 길을 닦는 과정에서 오늘날까지 이 나무를 만나지 못했을 지도 모르겠다. 이곳은 배골마을의 서낭당 자리였기에 이미 상서로움이 있던 곳이다.

 

소나무는 스스로 독특한 화학물질을 내뿜기 때문에 자신의 밑에서 다른 식물들이 잘 자라지 못하게 하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산자락의 숲 가운데 있는 이 소나무는 넓은 부지를 독차지하고 마음껏 가지를 드리웠다.
 

언덕 아래 차도가 있어도 이곳은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적막감이 묵직하다. 나뭇가지가 뻗은 대로 눈길을 가다보면 고개가 끄덕끄덕 사연도 참 많다.
 

▲ 아산의 보호수-소나무   © 아산미래신문



전문가들은 소나무의 수령을 파악할 때 일 년에 가지가 한마디씩 자라는 소나무의 특성을 헤아려 살아온 나날을 짐작한다고 하지만, 고개를 넘나드는 세찬 바람과 사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부러지고, 뒤틀린 가지에서는 수령이 아닌 세월이 보일 뿐이다.
 

2003년 3월 폭설에 줄기 하나가 기울고 가지 하나가 부러질 만큼 처져 있었는데 그 뒤에 철제 지주를 세워서 더 이상의 손상을 방지하고 있다.
 

사람의 손길이 쉽게 닿지 않는 장소여서 오히려 불안요소는 덜하지만, 아산에 많지 않은 소나무 노거수여서 그 희소가치가 더욱 크다.
 

대개는 반듯하게 우뚝 솟은 소나무보다 구불구불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 소나무를 더 멋스럽다고 여긴다. 보기 좋으라고 휘어진 것이 아니라 질기게 살아내느라 그리 된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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