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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특집] 아산중앙감리교회 "썩어 없어지기보다는 닮아서 없어지는 인생"

아산미래신문 | 기사입력 2021/02/17 [17:56]

[종교특집] 아산중앙감리교회 "썩어 없어지기보다는 닮아서 없어지는 인생"

아산미래신문 | 입력 : 2021/02/17 [17:56]

▲ 아산중앙감리교회 예배당 전경  © 아산미래신문



“썩어 없어지기보다는 닮아서 없어지는 인생”

바보 목사의 작은 시골교회 이야기(아산중앙감리교회 오세훈)

 

▲ 담임목사 오세훈  © 아산미래신문



1. 뜻밖의 귀촌 목회

벌써 10여년이 훌쩍 지나고 말았다. 이곳에 와서 이리 오래 이곳에 머무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인들이 말한다. “아직도 그곳에 있는 것을 보니 꽤나 지낼 만한가보라고.” 2006년 2월에 서울에서 그래도 성전과 마당 터가 있는 온전한 교회에서 목회를 하다가 갑자기 시골의 밟을 땅 한 평도 없고 할머니들만 7분이 계신 이곳에 오게 되니 모든 것이 꿈만 같이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다.

 

그러나 서울교회에 갈 때에 여러 명의 목사님들 가운데 제일 설교를 잘 한다고 그들 스스로가 청빙을 하여 목회를 하다가 또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3년도 채 못 되어 30초반의 목사를 후임자로 정해놓고 그곳에서 떠나라고 할 때에도 어쩐 일인지 나도 모르게 공손하게 받아들였고 하나님께서는 방향을 돌려서 이 시골에 머무르게 하신 것이었다.

 

사실 예전부터 나는 한 자리에 온전히 버티고 있는 성질이 못된다. 회사생활 5년 동안에 다른 사람들의 표현에 의하면 “충남 무역업계를 움직일 수 있는 좋은 직장”을 두 번씩이나 사표를 내면서까지 그들이 보기에는 어리석고 무모하게 보이는 신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목회를 하면서도 힘들게 개척한 교회를 후임전도사님에게 아무런 조건도 없이 물러났고, 서울로 가기 전에 잠깐 있었던 논산에서도 괜찮은 교회자리를 조용히 사표를 내고 나왔으며, 서울 교회도 사실상 내가 스스로 물러난 것과 다름이 없으니 이런 것들을 보면 나는 자기주장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자기자리도 지키지 못하는 어리석고 나약한 사람이 틀림이 없다는 생각을 스스로 자주 하게 된다.

 

2. 하나님의 예정된 섭리

부임한지 두 달쯤 되었을 때 새벽기도회 시간에 갑자기 한 부인이 예배당에 들어와서는 통곡을 하며 기도한다. 처음 보는 성도인데 예배 후에 사정을 들어보니 동네 초입에 사는 분으로 얼마 전에 폐암말기 진단을 받고 죽을 날만 기다리다가 우리교회 권사님의 전도로 새벽에 나와서 하나님께 부르짖게 되었다는 것이다.

▲ 아산중앙감리교회 제단 십자가   © 아산미래신문



그 다음날부터 질병을 고치기 위한 영적 전쟁이 시작되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은사를 받은 것을 깨닫게 된 이후 병자를 만나게 되면 하루에 2-3번씩 꼭 가정을 방문하여 예배를 드리고 기도를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 부인에게도 아침저녁으로 방문하여 기도를 하는데 거의 한 달이 되어서 서울아산병원에 가서 진찰을 하니 거의 완쾌되는 기적을 체험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온 교회와 동네에서 좋은 소문이 전파되기 시작하였다. 그 소식은 불과 한 달 여전에 각종 암이 발병하여 나에게는 인사도 하지 않고 서울 큰 교회 총여선교회장이 며느리를 따라서 그 교회소속 기도원으로 가서 요양 중인 우리교회 윤 권사님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분은 며칠 후에 우리 목사님 기도를 받고 죽어야겠다고 아들 등에 업혀서 집으로 돌아오셨다. 그 다음날부터 나는 하루 3번씩 기도회를 갖기 시작하였는데, 그분도 거의 한 달 만에 온갖 질병이 깨끗이 물러가서 가을철에 나가서 수확을 하는 기적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권사님 남편이 동네에서 손꼽히는 구두쇠에다 핍박이 심한 괴팍한 심령을 지닌 분이었는데, 매일 방문하여 예배를 드리다가 은혜를 받아서 교인이 되었다(나는 그분이 변함이 없는 신앙을 지니도록 하기 위하여 일 년 이상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 집에 방문하여 예배를 드리는 것을 중단하지 않았다).

 

어느 날 나는 기도 중에 마음에 감동을 받아서 평소처럼 그 집에 가서 예배를 드린 후에 신중하게 부탁을 드렸다. “성도님, 우리교회가 땅 한 평도 없어서 늘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잘 아시지요? 성전 터를 좀 기증하세요?” 그러자 그분께서는 놀랍게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말씀하기를, “목사님, 대학교 옆에 제 땅이 3천 평이 좀 넘어요, 그곳에서 제일 좋은 땅을 삼백 평만 골라서 쓰세요.”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불과 이곳에 부임한지 6개월 만에 나타난 하나님의 예비하신 섭리였다. 그 당시에 서울에서 한 평에 몇 천 만원하는 땅을 지닌 교회를 그대로 두고 왔더니 주님께서는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 큰 은혜와 감동으로 소중한 성전 부지를 허락해주신 것이었다.

 

그 후 약 1년 반 만에 하나님의 은총과 주변의 많은 교회와 성도님들의 기도와 후원으로 단돈 천원의 성전건축기금이 없었던 우리교회는 아주 아름답고 신령한 예배당을 건축하고 봉헌하는 영광스러운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 아산중앙감리교회 목사관 전경  © 아산미래신문



그 후 사정상 예배당만을 건축하고 2년 동안을 교회 목양실에서 내 아내와 함께 생활을 하던 중에 권사님의 아들을 통하여 일백평의 목사관 부지를 추가로 장만하게 되었고, 그리고 이곳에 와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교제하게 된 이웃의 순천향대학교의 한 믿음이 좋은 교수님을 통하여 4천만 원의 건축기금을 기부 받아서 근사하게 목사관을 건립하게 되었다.

 

이 큰 역사는 우리교회 권사님이 그 대학교 청소하는 일을 하셨는데, 내가 그 교수님과 잘 아는 것을 보시고 당신네 집의 김치를 한 통 가져다 드리고 싶다하여 어느 날 함께 그분의 연구실에 갔다가 대화 중에 그 교수님이 우리 교회의 사정을 들으시고 오랫동안 모아오신 소중한 금액을 기꺼이 헌금하신 것이었다. ‘여호와 이레’의 축복의 기적적인 섭리는 이처럼 우리에게 이 순간에도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어찌 부인할 수가 있겠는가! 할렐루야!    

 

3. 은혜로운 사역들

성전을 은혜 가운데 건축을 하고 나니 더욱 목회에 큰 자신감이 붙게 되었다. 근처의 순천향대학교 학생들이 주일에 교회에 나와 예배를 드리면서 더욱 활발하고 생기가 넘치는 모습을 지니게 된 것이다. 그중에 가장 인상적인 학생은 멀리 키르키즈스탄에서 유학을 온 ‘진주’(베르메트)라는 여학생이었는데, 그 애는 새벽기도까지 나오면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였으며, 학업에도 탁월한  성적을 거두어 후에 다시 한동 대학교로 편입을 하여 지금은 서울의 좋은 기업에 취직을 하여 잘 지내고 있다.

 

▲ 아산중앙감리교회 오세훈 목사 배재대학교 채플 인도   © 아산미래신문



또한 교회 전도지를 천안의 지인집사님이 근사하게 만들어주셔서 온 교인들이 대학교 앞으로, 가까운 전철역인 신창역 앞으로 나가서 열심히 전도를 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교회는 젊은이, 중년, 그리고 기존의 노인들이 함께 어우러진 말 그대로 세대 간을 통합하는 전인적인 교육과 목회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모습이 나타나게 되었다. 
 

  ▲기됵교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 창립예배     ©아산미래신문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성전 건축을 완성한 그 해(2008년) 가을학기부터 지인분의 소개로 천안의 한 신학교에 강의를 나가도록 인도하여 주셨다. 처음에는 신학영어를 강의하게 되었는데, 얼마 후에는 나의 전공인 신학, 그것도 성경해석학을 가르치게 되었다.

 

이러한 사역은 목회 초기부터 시작한 근 20년간의 중국의 신학교 강의, 천안의 백석교단신학교, 감리회 충청연회 신학원, 마지막으로 2018년까지 이어진 순천향대학교의 외래교수로까지 이어지게 하셨다.

 

4. 또 다시 새로운 사역으로 

목회와 신학 강의를 열심히 하면서 이곳에서 보람되고 은혜로운 사역을 계속하여 이어가고 있었다. 그중에서 2014년 미국에서 연합감리교회 목회를 잘 하고 있는 신대원에서 함께 잘 지냈던 동기 목사님의 초청으로 텍사스 주 달라스(Dallas)에서 보름동안 3개의 연합감리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하였던 일, 배재대학교에서 약 8백 명의 학생들을 상대로 두 번씩이나 예배를 집례 하였던 순간, 천안의 갈릴리 교회를 비롯한 여러 교회들에 사역을 한 것은 아주 특별한 목회경험으로 기억이 된다.

 

  ▲기됵교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 창립예배 후 기념   © 아산미래신문



2018년 후반에 지역에서 함께 성경공부를 하면서 동역을 해오던 지인 목사님의 소개로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Hope 충남지부를 2019년 4월에 창립하게 되었고, 주변 목사님들의 권유로 인하여 서울본부로부터 지부장 겸 대표로 임명을 받게 되었다.

 

우리나라가 세계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이고, 충남이 전국 1위라는 불명예스러운 상황에서 이런 사역을 열심히 행하는 것은 바로 너무나 목회자로서 마땅한 일이라고 여기게 되었으며, 그 가운데 감사한 것은 창립식에서부터 도지사님이 참석하여 적극 격려와 지원을 베풀고 있으며, 주변의 귀한 목사들과 성도들의 동역과 지원으로 인하여 이 일이 전국과 충남에서도 출발은 비록 늦게 하였지만 아주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점에서 주님께 큰 감사와 영광을 돌리게 된다.      

 

  ▲담임목사 오세훈  © 아산미래신문


  

이제 어느덧 목회 후반을 향하여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바울사도처럼 달려갈 길을 마치고, 선한 싸움을 다 싸우고, 믿음을 지킴으로 주님께 귀한 상급을 받을 날들을 기다리는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끼면서 사역에 임하고 있다. 누군가의 말처럼 “썩어 없어지기보다는 닮아서 없어지는 인생”이 되기를 원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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