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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이태연(강청리)

아산미래신문 | 기사입력 2022/07/07 [10:05]

효자 이태연(강청리)

아산미래신문 | 입력 : 2022/07/07 [10:05]

태연은 어려서부터 글 읽기를 좋아 했다. 머리 또한 명석하여 하루가 다 르게 실력이 좋아졌다. 부모에 대한 효성과 나라에 대한 충성심도 남달 랐다. 마을에서는 보기 드문 효자가 났다고 칭찬이 자자했다. 한 가지 아 쉬운 점이 있다면 태연의 집 살림이 넉넉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어느 날이었다. “피곤해서 그런지 좀 누워야겠다. 아무래도 몸이 좋지 않구나.” 아버지 가 몸이 좋지 않다고 하자 태연은 걱 정이 되었다. 아들의 걱정에 아버지 가 그저 대수롭지 않다며 며칠 쉬면 된다고 했다. 그러나 태연은 걱정이 됐다. 밤낮으로 아버지를 돌보며 간 호했다. 그런데 며칠 쉬면 된다던 아 버지는 어찌된 일인지 하루가 다르게 힘들어 했다. 이제는 자리에서조차 일어나질 못했다. 용하다는 의원도 불러오고 멀리서 몸에 좋다는 약도 구해왔다. 태연의 온갖 정성에도 아 버지의 병환은 날로 악화되어 갔다. 아버지의 병을 고칠 방도가 없자 태 연은 몸이 달았다. 몹시도 추운 어느 날이었다. 아버지가 태연을 불렀다. “얘야, 이상하게도 딸기가 먹고 싶 구나. 딸기를 먹기만 하면 기운이 날 것 같은데 이 겨울에 어쩌면 좋누?” 아버지는 힘없이 말씀하셨다. “아버지, 걱정 마세요. 제가 어떡하 든 딸기를 구해 올게요.” 태연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웃으 면서 말했다. 아버지의 손을 따뜻한 이불 밑으로 넣어 드리고 방문을 열 고 밖으로 나왔다. 밖에는 흰 눈이 바 람을 타고 펑펑 쏟아져 내리고 있었 다. 아버지를 안심시키느라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눈앞이 캄캄했다. “휴, 엄동설한에 어디 가서 딸기를 구한단 말인가? 아버지께 꼭 딸기를 구해다 드려야 할 텐데.”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딸기를 구 할 일이 막막했다. 태연은 하늘에 기 도하는 수밖에 없다 고 생각했다. 그 날부터 신령님께 간절한 염원을 담 아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신령님, 제발 저희 아버지를 위해 딸기를 구할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주 십시오.” 병간호를 하는 틈틈이 산신령께 무 릎을 꿇고 간절히 기도를 올렸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그날도 아버지 병간호를 하고 있는데 밖에서 맑은 목탁 소리가 들렸다. “나무관세음보 살, 부처님께 시주 좀 하시지요.” 탁발을 하러 온 스님이었다. 형편 은 어려웠지만 성의껏 시주를 했다. 스님은 태연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 다보더니 “얼굴빛이 어두우십니다. 집안에 우환이 있으시군요?” “예, 스님. 아 버지께서 자리를 보존하고 누우신지 오래되셨습니다. 근데 딸기를 잡수시 면 병이 나을 것 같다고 하시는데 딸 기를 구할 수가 있어야지요.” 태연은 한숨을 섞어 사실대로 말했 다. 태연의 말을 듣고 난 스님이 “그대의 효성에 감동했노라. 영인 산에 가면 딸기를 구할 수 있을 것이 다.” 하고는 사라져버렸다. 태연은 겨 울 산을 오르기 위해 단단히 준비를 했다. 옷도 여러 겹 챙겨 입고 바랑도 어깨 에 단단히 멨다. 부지런히 걸어 영인산에 도착했다. 산에는 눈이 한 자나 쌓여 있었다. 눈쌓인 겨울산은 험했다. 오르다가 미끄러져 데굴데굴 구르기를 여러 차례 했다. 발을 헛디 며 넘어지기도 일쑤였다. 그래도 눈 속을 헤치며 딸기를 찾아 헤맸다. 산 중턱을 넘어서자 이제는 어디가 길 인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몇 날 며칠을 산속에서 딸기를 찾아 헤맸으나 딸기는 도무지 보이지 않 았다. 그러다가 너무 지쳐서 그만 정 신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그 때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태연아, 어서 일어 나거라.” 태연은 힘없이 소리 나는 곳을 쳐 다보았다. 며칠 전 집에 탁발을 하러 온 스님의 모습이 보였다. “아직도 이곳에 있으면 어찌하느 냐? 아버지가 위독하시니 어서 일어 나 딸기를 갖다 드려라.”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말에 태연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꿈이었다.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꿈을 생각하 며 일어나려고 하는데 몸이 말을 듣 지 않았다. 며칠 동안 산속을 헤매느 라 무리를 한데다가 추운 날씨에 땅 에 누워있었으니 몸이 굳은 것이었 다. 태연은 억지로 일어나려고 온몸 에 힘을 줬다. 그러자 몸이 아래를 향 해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했다. 구르 다가 멈춰 진 곳은 볕이 드는 바위 옆 양지쪽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일 어나서 옷에 묻은 눈을 툭툭 터는 데 바위 밑에 빨간 딸기가 눈에 들어왔 다. 태연은 눈을 비볐다. “아니? 저건 딸기가 아닌가?”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았 다. 태연은 박수를 치며 필 듯이 기 뻐했다. “산신령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태연은 무릎을 끓고 두 손을 모아 감사를 드렸다. 그리고 두 손으로 조 심스럽게 딸기를 따서 바랑에 넣었 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하늘 을 나는 듯이 가벼웠다. 약보다도 귀한 딸기를 깨끗이 씻어 아버지께 드렸다. 딸기를 잡수신 후 아버지의 병환에 차도가 보였다. 차 츰 병세가 호전을 되더니 드디어 아 버지는 건강을 찾으셨다. 마을사람들은 산신령이 감동해서 딸기 있는 곳을 알려준 것이라며 태 연의 효성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태연은 그 후에도 극진한 효로써 아 버지를 봉양했으며 학문에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태연은 산소 앞에 움막을 짓고 3년간 시묘살이를 하면서 자식 된 도리를 다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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