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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학생운동선수와 지도자들의 꿈

장원모(행정사, 전아산시체육회 사무국장) | 기사입력 2022/01/21 [07:45]

[기고] 학생운동선수와 지도자들의 꿈

장원모(행정사, 전아산시체육회 사무국장) | 입력 : 2022/01/21 [07:45]

▲ 장원모(행정사, 전아산시체육회 사무국장)  © 아산미래신문

현 정부 스포츠혁신위원회는 2019년 학생운동선수들의 주중 대회 참가에 대해 학습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규정했고, 스포츠혁신위의 권고안에 따라 교육부는 학생 선수의 학습권을 위해  2022년도부터 대회 및 훈련 참가를 위한 ‘출석인정 결석 허용일수’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고 한다.

 

학생선수들의 대회 출전 등을 위한 출석인정 결석허용 일수를 현재 초등학교 10일, 중학교 15일, 고등학교 30일에서 올해 각각 0일, 10일, 20일로 축소하고, 2023년부터는 초`중은 아예 폐지하고, 고등학교만 10일로 줄인다고 한다.

 

체육계는 2020년 권고안 시행 후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해 학생선수와 부모, 지도자, 체육행가들은 초과근무를 하고, 주말과 휴일을 반납하며 정부의 정책을 따르고자 노력했다. 또한 스포츠혁신위가 발표한 7차례의 권고안 중 체육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학생선수육성시스템`, KOC분리 권고안을 제외한 대다수의 권고안을 이행하고자 준비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그동안 체육계가 수차례 촉구한 의견을 철저히 무시한 채, 체육계 현장과 동떨어진 잘못된 정책을 강요하고 있다.

 

스포츠혁신위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한다는 명분으로 학생선수들의 주중대회 참가 및 개최 금지를 권고했는데 이는 학생선수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생선수의 자유로운 진로적성 탐색의 기회와 평등권을 현저히 침해하는 정책이 될 것이다.

 

주중대회 참가와 개최를 금지하려면 모든 대회를 주말과 방학 때 진행해야하는데 이렇게 되면 학생선수들의 휴식권은 어떻게 보장되는가. 주중에는 학업과 훈련을, 주말에는 대회에 참가하면 도대체 학생선수들은 언제 쉬면서 체력을 회복해야 하는지 생각을 해보고 정책을 펼치는 것인가.

 

주말에는 생활체육의 참여가 높기 때문에 대회를 위한 시설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다. 여름과 겨울 방학은 가장 덥고 추운 시기에 학업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휴식을 주기 위한 것인데 학생선수들은 이렇게 가장 덥고 가장 추운 시기에 대회에 참가하라는 것인가. 또한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주말과 방학에만 대회에 참가하라는 것인가. 우리나라 주말과 방학 일정에 맞춰 국제대회가 개최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혁신위의 권고에 유승민 IOC위원은 “우리에게 성적주의에서 벗어나 누구나 즐기는 운동을 하자고 말하는데, 그럼 일반학생들은 왜 학점에 따라 평가를 받아야하며, 어린학생들에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주는 수능은 필수인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부를 해야지 성적에 따라 극단적 선택까지 하는 그런 시스템은 혁신의 대상이 아니가?”라며 날을 세워 혁신위를 비판한 바 있다.

 

아울러 “순수하게 메달 한 번 따보겠다고 몇 십 년씩 고생하는 선수들의 가치 있는 꿈은 왜 하찮게 느껴지게 만드는가? 여러분들은 왜 공부했나? 좋은 대학 가기 위해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밤샘 공부한 것 아닌가? 여러분은 되고 우리는 안되나?”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권장하고 학교 체육을 정상화 하겠다는 혁신위의 취지에 공감하는 바이지만 현장의 고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운동선수 나름의 목표를 무시하지 말기 바란다.

공부하면서 운동하는 선수들과 열악한 환경에서 선수들과 함께 하는 지도자들의 꿈을 짓밟지 말고 현실을 직시해주기 바란다.

 

2022년 새롭게 출범하는 정권은 체육계 현장 의견을 철저히 무시한 탁상공론을 그만두고 학생운동선수의 진정한 학습권, 휴식권, 인권과 체육지도자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대책과 체육계 발전방안을 마련해 학생운동선수와 지도자들의 꿈을 이루어 주는 정책을 모색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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