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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충남고등학교장회 조영종 회장(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 회장)을 만나다

아산미래신문 | 기사입력 2021/07/21 [18:34]

[인터뷰] 충남고등학교장회 조영종 회장(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 회장)을 만나다

아산미래신문 | 입력 : 2021/07/21 [18:34]

 

▲ 교육은 학생의 배우려는 마음과, 교사의 가르치려는 마음이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의 줄탁동시(어미닭과 병아리가 동시에 알을 쫌)를 학교경영 철학으로 삼고 학생의 뚜렷한 목표와, 그를 향한 의지 그리고 교사의 뜨거운 교육애와 열정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4년 간의     ©아산미래신문


                       
지난 6월 30일 우리 지역에 있는 순천향대학교 유니토피아관 3D극장에서는 충남 도내 고등학교 교장들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찬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는 김재필 순천향대 교학부총장이 환영사에 이어 민상기 전 건국대학교 총장이 “독일교육에서 미래 교육을 배운다”라는 제목의 특별강연이 있었다.

 

▲ 충남고등학교장회 조영종 회장  © 아산미래신문

이날 행사는 충남 도내 고등학교(총 117개교) 교장들의 모임인 충남고등학교장회가 주최한 행사였는데, 조영종 천안오성고등학교 교장이 회장을 맡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2017년 9월부터 만 4년간 본회의 회장직을 맡아왔고, 이날 연찬회와 함께 개최된 총회에서 차기회장에게 역할을 물려주고 퇴임하게 되었다.

 

현재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의 회장이기도 한 조영종 회장을 만나 지난 4년간의 활동에 대하여 들어보았다.

 

1. 충남고등학교장회와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 두 곳의 회장을 맡고 있고, 얼마전까지 한국교총의 수석부회장직을 맡아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세 단체에 대하여 소개해 준다면?


먼저, 충남고등학교장회는 1980년대 초반부터 고등학교 교장들이 자생적으로 조직하여 오고 있는 충남지역내 모든 고등학교(117개 학교) 교장들을 회원으로 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본인이 지난 2017년 9월부터 회장직을 맡게 되었는데, 직전 회장님이 충남도의회 의원하시다가 작고하신 고 한옥동 교장선생님이셨습니다. 한 교장선생님의 간곡한 부탁도 있으시고 해서 회장직을 수락했습니다만, 임의단체이다 보니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일이 회장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의는 전국의 1,600여 국·공립고등학교의 교장들을 회원으로 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그 회의의 충남지부라 할 수 있는 충남고등학교장회의 회장을 2017년 9월부터 맡아오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는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의 수석부회장직을 함께 해오다고, 지난 2월 대의원회의에서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 제24대 회장으로 선출되어 3월1일부터 1년간의 임기를 시작하였습니다.

 

한국교총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를 말합니다. 현재 가장 많은 교원이 가입된 한국 제일의 교원단체입니다. 교원들의 권익 보호와 교권 침해 예방 그리고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본인은 2018년 충남교총 수석부회장을 역임하다가 2019년 6월 회장단 선거에 입후보하여 제37대 회장단으로 당선되면서, 2019년 6월부터 지난 4월 말까지 수석부회장직을 수행해 왔습니다.


무엇보다도 교권 보호와 수업권 보호는 물론 학생들을 보다 잘 가르치고 지원하기 위한 교수학습 방법 및 학교경영의 기술들을 공유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단체입니다.

 

▲ 충남고등학교장회 회장 활동  © 아산미래신문



2. 지금까지 회장직을 맡고 있는 충남고등학교장회와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의 활동 상황을 소개해준다면?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는 실질적인 한국의 전체 고등학교를 대변하는 교장조직으로, 고등학교 교장들의 권익 보호와 전문성 신장 그리고 고등학교 교육 발전을 위한 건전한 여론조성과 의견제시를 주요 역할로 하고 있습니다.


전국단위 고등학교 교장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해마다 직무연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모의수능의 이의제시심의위원으로 참여하고 한국중등교장회에 당연직 부회장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는 지난 6월 한마음 혈액원 및 한글세계화운동연합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일선 고등학교에서 헌혈 사랑과 한글 사랑 운동을 함께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교육현안 전반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을 공신력있는 리서치 기관에 의뢰하여 조사중에 있으며, 7월중 결과가 나오는대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오는 8월 5일에는 천안 병천에 있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장들을 대상으로 ‘건강과 안전’이라는 주제로 연수회를 개최할 예정인데 코로나 상황을 고려하여 대면과 비대면을 결합하여 운영할 예정입니다.
  
충남고등학교장회는 매년 1~2차례씩 연찬회를 실시하여 회원들의 전문성 신장과 학교경영 기술을 공유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 대학교들과 연계하여 회원들은 대학의 입시정보를 알게 하고 대학들은 홍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하고 있습니다.


2018년엔 한국기술교육대학교, 2019년엔 남서울대학교, 2020년엔 선문대학교, 2021년에는 순천향대학교를 찾아서 연찬회를 실시한 바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2019년 겨울방학 중에는 지역사회와 학교가 교육공동체를 이루어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진 오산시청과 지역의 고등학교를 방문하여 벤치마킹을 하였고,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와 함께 2018년엔 대전 우송대학교, 2019년엔 전주대학교를 방문하고 지역의 문화유산들을 함께 둘러보는 연찬회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9월부터는 천안신당고등학교 정대옥 교장을 회장으로 하는 새로운 임원진들이 활동하게 되는데 기대가 큽니다.

 

3. 교장 모임의 회장이기 전에 학교의 교장인데 학교경영철학에 대하여 말한다면?
줄탁동시라는 말이 있습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교육은 학생의 배우려는 마음과, 교사의 가르치려는 마음이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의 뚜렷한 목표와, 그를 향한 의지 그리고 교사의 뜨거운 교육애와 열정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먼저, 꿈을 키우는 학생을 응원합니다. 목표 의식이 뚜렷하여 스스로 학습하는 학생들이 문제해결력을 지니고, 남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열정을 가지고 실천하는 교사이기를 희망합니다. 전문성으로 무장하고 넘치는 교육애를 실천할 때 존경받는 교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세 번째로 학부모는 자녀와 사랑으로 대화하고, 학교를 믿고 협력하여 함께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가자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일방의 노력만으로는 성공적인 교육이 될 수 없기에 때문에, 학생, 학부모, 그리고 교사가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 파워리더대상수상  © 아산미래신문



4. 지난 3월에 ‘2021 대한민국 파워리더 대상’을 수상했던데, 그 상이 어떤 상이며 수상하게 된 동기를 말한다면?
'2021 대한민국파워리더대상'은 평소 각 분야에서 우수한 전문성과 뛰어난 리더십을 바탕으로 책임을 다하고, 확고한 경영혁신과 기술개발 등으로 국가경제와 지역경제 및 일자리 창출, 국가브랜드 향상 등 미래 발전에 공헌한, 유능하고 존경받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을 매년 의정부문 등 여러분야로 나누어 시상을 합니다.


올해는 모두 53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는데 본인은 교육부분에서는 유일하게 혼자 대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천안부성중학교와 천안오성고등학교에서 8년간 교장 역할을 하는 동안 학교경영을 통해 청소년들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었다는 데 좋은 평가가 주어진 것 같습니다.


그 밖에 한국교총 수석부회장, 충남고등학교장회 회장,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우리 사회 교육전반에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의 의견을 많이 제시를 했던 것 등이 상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5. 교장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을 말해준다면?
보람된 일은 많이 있지만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한 가지는 장애가 있는 학생을 만나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어 현재 충남장애인복지정보화협회 회장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시켰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공주교육지원청의 장학사 시절 학생 스스로 공부 방법을 알고 공부하게 하는 ‘공부 방법의 공부’에 관심을 가지고 우수사례를 발굴하여 ‘최고의 공부짱들이 밝힌 나만의 공부비법’이라는 두 권의 책(초등학생 편, 중학생 편)으로 출간, 보급하여 많은 학생에게 도움을 주고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일입니다.

 

세 번째가 가장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일입니다. 2011년 12월 대구의 한 중학생이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시작된 일입니다.


그때 천안부성중학교 교장으로 근무한 지 한 학기가 되어가는 시기였습니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깨닫고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방법을 생각해 봤습니다.


결론은 피해 학생들이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고 쉽게 신고할 수 있어야 하겠고, 가해 학생들이 다시는 학교폭력을 일으킬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2012년 2월 1일부터 자비로 휴대전화기를 한 대 더 장만하여 ‘예스폰(학교폭력 예방 상담 및 신고 전용 스마트폰)’을 운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예스폰의 취지와 함께 전화번호를 공개하여, 언제 어디서든지 학교폭력과 관련된 상담이나 신고를 하도록 하고 학교장이 직접 접수하여 비밀리에 상담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주었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져 이지메로 골치를 앓고 있는 일본의 NHK방송이 찾아와 특별프로그램 2개를 제작하여, 국내와 국제방송으로 방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3년 반 이상 운영한 예스폰은 모두 450여 회의 상담과 신고가 이뤄졌으며, 특히 전문가들이 분석에 따르면 2년에 걸쳐, 1학년 두 여학생의 극단적인 선택을 막아, 소중한 생명을 다치지 않게 한 결과를 얻어낸 것으로 분석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일은 교육부를 통해 전국에 알려졌고, 충남교육청에서는 교육감 특별지시로 모든 희망학교에 스마트폰 운영비를 지원하여, 예스폰 형태의 상담 및 신고 전화를 운영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때 본인은 교육부 주관의 학교폭력 예방 우수사례로 선정되어, 교육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돌이켜 보면 위 세 가지 일들이 보람이 있었고, 그중에서도 생명을 살린 세 번째 일이 가장 보람이 있었던 일로 기억됩니다.

 

▲ 한국교총 수석부회장으로 교육부와의 교섭에 참여함     ©아산미래신문


6. 교육단체장으로서 교육부나 교육청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육부 관계자들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심각한 학력 양극화를 극복할 방안을 조속히 내놓아야 합니다.


학력 양극화는 최근 몇 년 사이 더욱 심화했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떤 이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원격수업 등의 비대면 수업 탓으로 돌리려 하고 있습니다.

 

물론 비대면 수업의 영향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현재의 학력평가 제도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때 제대로 된 학력진단평가가 이루어져야 어떤 집단의 문제나 개인의 학력에, 문제파악이 될 것입니다. 그런 연후에 개인별이나 집단별로 맞춤형 처방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고교학점제 관련한 이야기입니다. 교육부는 2025년부터 모든 고등학교에서 의무적으로 고교학점제를 전면 실시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확신할 수는 없겠으나, 지금의 교원 숫자와 시설을 가지고 고교학점제를 시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우선 교원 확충부터 이뤄져야 합니다. 복수자격교원 우대도 좋고, 다과목 개설 교원 우대도 좋지만, 교원들의 평균시수에 얽매이지 말고, 모든 교원의 수업시수를 15시간 이내로 줄여주고 나서, 3과목 정도를 개설하도록 한다면 설득력이 있습니다.


여러 과목 수업에 다른 수업 준비나, 시험문제 출제 등의 부담이 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18시간에서 24시간까지 맡겨 놓고, 여러 과목을 개설하라고 한다면, 과연 실현성이 있을 것인지 의문입니다.

 

또한 많은 선택과목을 개설하고, 학급당 소수의 학생이 선택한 때도 수업을 시행하려면, 지금의 교실 숫자로는 역시 어려움이 클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성취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도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부는 현장의 의견을 많이 수렴한다고 하고 있지만, 수렴은 수렴이고 결론은 역시 “예산 상황이 어쩔 수 없다”라고만 반복해서는, 교육현장의 발전이 있을 수 없다는 걸, 명심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는 교장의 발걸음이 왠지 모르게 가볍게 느껴졌다. 이 땅 위에 조교장 같은 교육자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충남고등학교장회와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의 발전을 기원했다.

 

▲ 한국교총 수석부회장 역할(신년교레회 참석)  © 아산미래신문

 

▲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 회장 활동  © 아산미래신문

 

▲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 회장으로 역할 수행(전임회장에 감사패 전달 장면)  © 아산미래신문

 

▲ 오성고 사회적협동조합 창립(학교매점)  © 아산미래신문

 

▲ 학생들의 협동수업 장면(토의토론수업)  © 아산미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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