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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정치가 부동산을 붙잡고 있다.

아산미래신문 | 기사입력 2021/07/14 [17:48]

[사설] 한국 정치가 부동산을 붙잡고 있다.

아산미래신문 | 입력 : 2021/07/14 [17:48]

부동산을  정치화 하기때문에 부동산 참사

좌든 우든 부동산은 부동산일 뿐

정치 논리와 이념으론 풀 수 없다

좋은 경제학은 이념에서 시작 안해

 

현 정부는 처음부터 부동산을 보는 시각이 달랐다. 수요와 공급의 시장 원리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접근했다. 청와대 전(前) 정책실장은『부동산은 끝났다』(2011년)에 "부동산은 경제정책이자 사회정책, 그 자체가 정치이기도 하다"고 썼다.

 

"유주택자와 무주택 계층은 투표성향에 차이가 난다. 자가 소유자는 보수적인 투표 성향을 보인다"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재개발돼 아파트로 바뀌면 한때 야당의 아성이었던 곳들이 보수 여당의 표밭이 된다(손낙구 책 인용)"...이것이 부동산의 정치화이다.

 

 진보 쪽은 재개발. 재건축. 뉴타운. 신도시에도 거부감이 강하다. "서민들 주거지를 헐어 상위 계층을 위한 고급주거지로 제공한다"는 계급 문제로 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작인 보금자리 주택도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로 죄악"이라고 헐뜯었다.

 

대통령이 줄곧 "과거처럼 부동산으로 경기 부양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애당초 공급 확대의 의지가 없었다. 대신 대출규제. 재건축 규제 등으로 수요를 억제하고 보유세 강화로 불로소득을 거둬들이면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믿었던 모양이다. 이념에 갇힌 이것이 바로 맹신이다.

 

최근 또 한 번 부동산 정치화의 역풍을 우리는 보았다. 지난 2~4월 아파트 값은 상승폭이 급속히 둔화됐다. 서울.부산시장 재보선과 보유세 부담 때문이었다. 하지만 5월 초순부터 순식간에 뒤집혔다. 대통령이  서울시장에게 "멀쩡한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건 낭비 아닌가요" 라고 반문한 것이다.

 

재보선에서 죽비를 맞아 정신이 번쩍 든 건 보름을 가지 않았다. 대통령 심기를 눈치챈 국토부는  서울시장의 공급확대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파트값은 다시 무서운 기세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처럼 정부와 서울시 합작으로 부동산 과열을 잡을 기회를 걷어찬 것이다.

 

여당의 종합부동산세 축소도 마찬가지다. 철저히 표만 쫓는 정치 논리다. 여당은 지난해 8월 야당의 반대를 무시하고 종부세 개정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그런 법을  한 번도 시행해 보지 않은 채 바꿔버린 것이다. "보유세 강화가 부동산 정책의 기본방향" 이라는 대통령의 원칙마저 뒤집혔다.

 

진보 단체들의 반발을 피해 비공개로 의원들 표를 모았다. 여당은 "내년 대선 때 서울에서 큰 표 차로 지면 안 된다는 현실적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퇴임 후 안전보장이 최우선인 청와대도 결국 모른 척 고개를 돌렸다. 정치가 부동산을 압도한 것이다.

 

결국 총리는 부동산 재앙에 "방법이 있다면 어디에서 훔쳐라도 오고 싶은 심정" 이라고 말했다. 전셋값은 104주(2년) 연속 올랐고  아파트값은 지난 4년간 93% 폭등했다. 거의 두배다. 남은 극약처방이라면 금리 폭탄 정도다.

 

하지만 기준 금리를 연말까지 1~2차례 올려도 언 발에 오줌 누기다. 워낙 초저금리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대통령이 올해 4% 성장에 목을 매고 있어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오히려 36조원 규모의 역대급 추경 살포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문가들은 내다 보고 있다.

 

정치적 성향이 진보든 보수든, 부동산은 부동산일 뿐이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이다. 여기에다 주택은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워낙 높은 상품이다. 1%의 초과 수요만 발생해도 가격이 10% 뛰기 일쑤다. 전문가의 손길로 정밀한 공급 시나리오를 짜야 하는데. 현 정부의 아마추어들이 사고를 칠것이란 경고는 진작부터 나와있었다. "청와대 부동산 참모들을 보면 실전 경험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교수 출신이거나 학창시절에 운동을 했거나 했다." 경실련 본부장은 "이 비전문가들이 이념적 잣대로 정책을 휘둘려 부동산 참사를 빚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아직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해 몰매를 맞은 적이 있다. 하지만 훨씬 무시무시한 묵시록은 바로 그 앞의 구절이다. "2021년과 2022년에 아파트 공급 물량이 더 줄어든다"는 고백이다.

 

실제로 민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2017년까지 9만채가 넘었다. 하지만 현 정부가 집권한 2018년엔 6만채, 2019년에는 5만6000채로 반 토막 났다. 인허가 물량은 2~3년 뒤 분양 물량을 예고하는 지표다. 올해와 내년 공급물량이 역대급 가뭄에 시달린다는 뜻이다. 내년 말까지 고난의 골짜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요즘 인터넷에는 현재의 대통령이 있는 한 결코 떨어지지 않을 두 가지가 있다는 유머가 떠돈다. 하나는 윤석열 지지율이고 또 하나는 집값이다. 부동산 시장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다. 이제는 대통령이 "부동산은 할 말 없다"고 해도 오를 정도다.

 

한국경제학회장인 정진욱 연세대 교수는 최근  한 중앙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 경제정책들은 이념의 노예"라고 비판했다. 기본소득 논쟁 때마다 호명되는 바네르지 MIT대 교수도 "좋은 경제학은 이념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고 했다. 그런데도 부동산은 이 정부 끝까지 정치와 이념에 갇힐 분위기다. 남은 임기 10개월이 길고 멀게 느껴지면서 서민들은 한 숨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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