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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심성 때문에 국민들은 골병들고 있다

아산미래신문 | 기사입력 2021/07/07 [11:30]

[사설] 선심성 때문에 국민들은 골병들고 있다

아산미래신문 | 입력 : 2021/07/07 [11:30]

▷ 국민80% 위로금 주려고 33조 추경
▷ 돈줄 조이겠다는 한국은행과 정책 엇박자

▷ 물가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뛰고
▷ 당정은 돈 푸는 유혹에 벗어나지 못하고
 

끝내 돈 뿌리기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한 번 재미보고는 자꾸 습관 처럼되는것 같다. 민주당과 정부는 소득 하위 80%에게 1인당 25만~30만원씩의 코로나19 위로금(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위해 33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기로 했다.

 

기정예산(이미 확정한 예산) 3조원을 추가하면 총36조원으로, 지난해 3차 추경(35조1000억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이다. 정부는 당초 전국민 지급을 주장하는 민주당과 달리 소득 하위 70% 선별 지급을 검토해 왔지만 결국 80% 선에서 타협했다.

 

이 기준대로라면 연 소득 1억원이 넘는 4인 가구도 지원금을 받게 된다. 참으로 허탈하고 맥 떨어지는 세상이 되었다. 이 돈은 국민들이 코로나19에도 힘들게 벌어서 낸 국민의 세금이라는 것을 정부와 집권 여당은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돈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민주당은 빚(국채 발행)을 더 내지 않고 올해 들어 더 걷힌 세금 33조원을 활용한다는 이유로 역대 최대 규모 추경 편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적잖은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기가 좋지 않다.

 

정부가 올해 성장률을 3%대에서 4.2%로 대폭 상향조정할 만큼 경기가 회복 추세를 보이는 데다 시중에 돈이 넘쳐 흐르면서 지금 우리 경제는 인플레이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것은 큰 정책의 틀에서 통계청 자료이지만 일반국민들은 물가가 대폭 올라서 시장보기를 두려워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2.6%)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연2%)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시장금리도 덩달아 상승 추세이고 언제까지 올라 갈지 불안해 하고 있다. 민심이 폭발위기에 놓여 있다보니 자꾸 지원금이니, 위로금이니 하면서 쓸 생각하부터 하는 것 같다.

 

이런 와중에 수십조원의 거액을 풀었다가는 물가 안정과 시장금리 상승 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도 있다. 여기에 사회 불안을 조성하는 최저임금에 민노총이 임금 투쟁으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사회 불안은 한국은행이 최근 연내 금리 인상을 공식화한 것도 이런 배경이다.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늘고 자산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한국은행은 돈줄을 조여 부채 축소에 나섰는데 정부는 자꾸 거꾸로 막대한 추경 편성으로 돈을 풀겠다니 정책 혼선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밨에 없다.

 

재정 지출의 우선순위에도 문제가 있다. 민주당 원내 대표는 이달 초 재난지원금용 추경을 공식화하면서 "더 걷힌 재정 여력을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것" 이라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재정운용 원칙을 훼손했다고 비판에 앞장서고 있다.

 

국가재정법상 초과 세수는 국가채무상환에 먼저 쓰게 돼 있다. 코로나 이후 정부 지출 규모가 커지면서 올해 적자만 100조원에 근접하는 등 나랏빚 1000조원 돌파국이 눈 앞에 왔다. 그토록 대통령이 강조한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올해 세금이 당초 예상보다 33조원 더들어온다고 해도 여전히 70조원 가까운 막대한 빚이 남아 있는 만큼 초과 세수는 빚 갚는 데 우선 쓰여야 한다. 세수가 더 걷힌 것은 경제가 좋아서 낸 세금이 아니라 부동산세 및 각종 종부세에 울며 겨자먹기로 낸 세금이다.

 

그런데 이를 재난지원금으로 시중에 풀어버리면 재정 건전성 개선은 없이 자산 양극화 같은 부작용만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지급 대상 80%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점이 큰 문제이다. 아주 적은 소득차이로 대상자가 엇갈리거나 소득이 그대로 노출되는 봉급생활자(건보 직장 가입자)가 더 손해를 볼 경우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탓은 누구에게 돌리는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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