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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의 보호수] 팽나무(도고 시전리)

동상이몽(430년)

아산미래신문 | 기사입력 2021/04/08 [16:12]

[아산의 보호수] 팽나무(도고 시전리)

동상이몽(430년)

아산미래신문 | 입력 : 2021/04/08 [16:12]

 

▲ 팽나무  © 아산미래신문


팽나무는 풍수지리설에 따른 비보의 기능이나 방풍림, 또는 녹음을 위해서 심어지고 보호되어 왔다. 물기가 있으면 곧바로 검푸른 곰팡이가 끼고 썩는 과정이 진행되는 특유의 재질 때문에 예로부터 청결을 제일로 하는 도마의 재료로 많이 활용되었다.
 

시전리의 팽나무는 안타깝게도 400년을 넘긴 세월 끝에 한창때의 위용을 잃고 죽어가는 상태이다. 이 나무가 자리한 곳은 모 회사의 사유지인데 넓은 부지의 한 가운데에 나무가 있어서 회사의 입장에서는 쇠락한 나무일지언정 나무의 존재 때문에 해당부지에 대해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가 없는 처지에 있다.
 

기업체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보호수의 하부공간처럼 정자를 비롯하여 경운기나 농작물의 야적, 운동기구의 설치가 없이, 넓은 공터를 형성하니 더욱 나무의 기품있는 아름다움이 극대화되고 있다.
 

6.25 한국전쟁 때는 미공군의 폭격으로 도고산 일대부터 이 일대가 쑥대밭이 되었지만 그 난관을 잘 견뎌낸 나무다. 그러나 수개월 전의 태풍에 그나마 몇 남지 않은 가지가 부러져서 이래저래 더욱 위태로운 상황에 있고 생물학적 수명은 장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 팽나무  © 아산미래신문



넓은 터의 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것에 눈총을 많이 받는 것이 못내 딱했는지 나무밑단에는 땅벌들이 나서서 외부인의 범접을 막아내고 외호하고 있지만 얼마나 갈지 . . .아산의 보호수 101 그루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료의 오류로 가장 어렵게 찾은 나무다.


수일을 엉뚱한 곳에서 찾다가 만난 시전리의 팽나무는 화려한 무대 위에서 조명을 받고 있는 양 감동으로 다가왔다. 중앙무대를 단상 삼아 둥근달이 뜰 적에 은은한 달빛 아래 팽나무 음악회를 개최해도 멋질 것이며, 아리따운 소녀들이 손을 맞잡고 둥근 원을 그리면서 강강술래를 해도, 현란한 농악대가 뱅글뱅글 돌면서 한바탕 풍물을 올려도 너무 환상적인 공연이 연출 될 듯한 분위기이다.

 

▲ 팽나무  © 아산미래신문

 

울퉁불퉁한 팽나무의 표피에는 민속전통 탈 박물관인양 기기묘묘한 여러 표정의 탈 모습들이 언뜻언뜻 나타나니, 가지가 두어 가닥 살아남아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이 나무의 숨소리가 더 거칠고 힘에 겨워 보였다.
 

역시나 카메라를 든 이가 얼쩡대니 회사 관련자가 나와서는 사실상 죽은 나무임을 쫓아다니며 강조하고 있다. 알 박기도 아니련만 너른 터의 중앙에 살아남은 팽나무를 감상하는 동안, 죽었음을 확인하러 와줘서 고맙다는 얼굴로 내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


                                        저자 홍승균, 발행처  온양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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