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송악면 강장리에서 예산군 대술면으로 넘어가는 경계에 걸쳐 다섯 고개가 있다. 두 고개는 아산 쪽에, 두 고개는 예산 쪽에 있으며, 가장 높은 고개는 가운데 산으로 높게 솟아 있다.
다섯 고개를 넘어야만 다른 고을로 넘나들 수 있었는데 사람들은 이 고개를 오형제고개라고 불렀다. 옛날에 가장 높은 가운데 고개에 도적들이 많기로 소문이 자자했다.
살인사건이 일어나자 온양원에서 사건을 조사했는데 살인범으로 문 첨지를 지목했다. 문 첨지는 한사코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고 했다. “나리, 소인은 절대로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소인이 아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십시오. 저는 절대 사람을 죽일 위인이 아닙니다.“ 문 첨지는 엉엉 울면서 자신은 살인범이 아니라고 항변을 했다.
"예, 나리, 우리가 문 첨지를 잘 아는데 절대로 사람을 죽일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선량하고 정 많은 사람이 어찌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를 수 있답니까? 문 첨지는 절대로 그럴 사람이 아닙니다." 주변 사람들조차 문 첨지를 변명하고 나서자 네 명이나 죽은 살인사건이 미해결 사건이 되고 말았다.
“자, 보십시오. 온양 쪽에서 죽은 사람은 모양새를 보아하니 양민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세 놈은 옷 입은 모양새로 보면 도둑놈이 확실합니다.“ 김 도령의 말을 들은 문 첨지는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돈이 두둑하게 생겼으니 술이나 한 잔 하자며 두 놈이 한 놈에게 술을 사오라고 시켰겠지요. 한 놈이 술을 사러 예산 쪽 주막으로 가자 두 놈의 도둑놈이 작당을 합니다. 왜냐? 술을 사러 간 도둑놈에게 나눠 줄 돈이 아까웠던 겁니다. 그래서 그 놈을 죽이기로 모의(謀議)하고 예산 쪽에서 술을 사 가지고 돌아오는 놈을 칼로 쳐 죽인 겁니다.“ 김 도령의 얘기를 듣고도 문 첨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그렇다고 칩시다. 근데, 두 놈은 왜 또 죽어있는 것이오?“ 그러자 김 도령은 신이 나서 말을 했다. “자, 주막으로 술을 사러 간 도둑놈도 여간내기가 아니었던 겁니다. 두 놈만 사라지면 돈 보따리가 모두 자기 차지가 될 테니까요. 그래서 술에 독을 탄 겁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두 놈은 술을 받아 온 도둑놈을 죽이고 신이 나서 가운데 산으로 올라왔지요. 그리고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마셨는데 어찌 되었겠습니까?“ 김 도령의 멋진 추리에 문 첨지는 무릎을 탁 치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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